만약 새로운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떤 생명체를 만들고 싶어 질까?
보들보들 연구회의 첫 질문이었다. 다양한 생명체와 사물을 그림 속에 만들고 연결하는 일을 좋아하는 유경과 세계관을 분석하는 일을 좋아하는 혜전은 편지를 주고 받고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지면서 허황되지만 재미있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대화가 길어지면서 아예 새로운 보들보들 연구회 속 멀티버스 세계관을 창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전시는 ‘보들보들 연구회 멀티버스 세계관’의 시작점이 되는 연구결과전시로 세계관 서사에 필수적인 신화적:에피소드를 보여주는 아카이빙 디스플레이 전시이다.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전면에 보이는 벽화와 연결되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 공간 속에서 새로운 세계에 등장하는 창조물을 소개한다.
창조물
_인간
연구원이 만들어낸 새로운 창조물에 인간적 습성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연구원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생명체는 쉽게 그려내면 대상화가 될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을 늘 가지고 있는 연구원들의 성격도 반영되어 있다. 이렇듯 삶의 절반을 불안해하는 인간은 불안의 원인을 찾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삶에 대해 평생 고민한다. 불안을 기록으로 남기고 불안이 가득한 과거의 기록물을 본다. 직간접적으로 인간은 불안을 가진 비슷한 존재와의 만남으로 불안에게서 잠깐이나마 멀어진다. 어수룩하고 무의미할지도 모르지만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행위를 하는 인간적 특성을 새로운 창조물에게 부여하고싶었다.
_까마귀인간
유경의 작업 속에 등장하는 까마귀인간은 까마귀의 습성을 가지게 된 인간이기도 하고 인간이 까마귀로 변모하는 과정 속에서 멈춰버린 새로운 창조물이기도 하다. 까마귀적 습성과 인간의 습성을 고루 갖춘 까마귀인간은 수집하기를 좋아하고 생명력이 강하지만 새로운 세상 속에 홀로 존재하는 자신을 불안해하며 끊임없이 돌아다닌다. 수집을 사랑하는 까마귀인간은 오랜 시간 땅에 뿌리 박혀 있는 균류인 버섯을 보면 안정감을 느낀다.
_나무인간
혜전은 인간과 다른 생명체들은 어떻게 공생하며 살아가는가를 고민했었다. 자연스럽게 인간보다 오랜 시간동안 행성과 함께 살아가는 나무가 그에겐 오랜 시간동안 관찰대상이 되었다. 나무인간은 자연적으로 나무가 인간의 형태로 띈 모습으로 존재할 수도 있고, 인간이 나무가 되어버린 형태일 수도 있다. 나무인간은 나무가 과거 다른 행성에서 뿌리내리며 자랐던 것처럼 한곳에 오래 머무는 습성이 있어 이동하다 가도 한곳에 머물러 무언가를 관찰하는것에 흥미를 느낀다.
_불인간
불인간은 갈등을 조장하지만 신비로운 존재로 현시대의 역사적인 흐름과 맥락을 함께 한다. 불은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선사한 변화의 씨앗이지만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리기도 한다. 불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균형을 상징하곤 한다. 불인간은 세계관 속에서 삶의 변주를 주는 대상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새로운 세계를 구현하면서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한 흔적이 돋보이는 전시가 될 것이다. 보들보들 연구회는 세상의 모든 날이 선 것들을 보들보들한 관점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을 지속하고자 한다. 그저 이상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낙관적인 태도가 아닌 세상 자체를 어떻게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태도를 가지고 연구를 지속하고자 한다.
보들보들 연구회?
보들보들 연구회는 2021년에 모인 두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팀이다. 연구원은 ‘세상을 보들보들한 관점에서 바라보기’ 를 맹목적으로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보들보들’이란, ‘살갗에 닿는 부드러운 모양’이라는 부사이다. 연구원들은 뾰족하고 날이 선 공기로 가득한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희망에 대한 것들을 상상하고 수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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